2일차에는 이흐 가자링 촐로로 이동했다.
사실 나는 은하수랑 별 보는게 여행의 목적이었기 때문에 동행들이 공유해 준 일정 파일을 매우 대충 봤다. 그냥 아 여기여기 가는구나... 뭐 챙기지... 이 정도 생각만하고 인터넷으로 어떤 곳인지는 전혀 찾아보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가다가 여기서 밥먹고 간다고 하길래 내려서 밥을 먹고, 바로 옆에 마트가 있길래 오늘 저녁에 마실 맥주와 과자등을 구입했다. 이때 몽골에서 유명한 보드카인 EDEN이랑 칭키즈를 모두 샀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둘다 쉣이다.
알고보니 이흐 가자링촐로는 한국인들은 잘 가지 않는 관광지였다. 끝나고 보니 바가 가자링 촐로랑 거의 유사하기도 하고, 일단 무엇보다 전기, 데이터가 안된다. 그래서 숙소에서 묵을 때 서양인 가족 한 팀을 제외하고 아무도 없었다....
네비도 없고 데이터도 잘 안터지고 목적지도 정확히 어디인지 모르니 나는 그냥 흔들리는 차 안에서 잤다가 구경했다가를 무한 반복할 뿐이었다.
중간에 내려서 관광하라길래 녀려서 구경했는데 그냥 돌산... 중간중간 말이랑 소, 양 좀 있고 그냥 끝도 없이 펼쳐진 초원과 돌산 뿐이었다.
여기를 보고 일단 숙소로 가서 체크인(?)과 짐을 정리하기로 했다. 가이드(이하 미소라 함)가 쉬고 나갈래? 갔다와서 쉴래? 를 물어보길래 쉬면 다들 나가기 싫어질까봐 갔다와서 쉰다고 했다. 그래서 가볍게 나갔다가 왔다.
뭐 나가서 본것도 돌과 끝없이 펼쳐진 초원뿐이긴 했는데 미소가 데려가준 곳이 꽤나 괜찮은 포토 스팟이어서 다들 사진 찍으면서 행복해 했다.
돌아오는 길에 운전수(이하 빠기라 함)가 잠깐 멈췄었는데, 여기가 데이터 되는 곳이니까 빨리 하란다 ㅋㅋㅋ. 거기서 한 5분동안 문명과 접촉을 하고 다시 출발하니 귀신같이 데이터가 안됐다.
이 때부터 우리의 세상단절이 시작됐다. 돌아와서 간단하게 씻고(매우 어려운 샤워였지만) 저녁을 먹었다. 저녁은 이름은 기억이 안나는 몽골의 명절 음식이었따. 만두피에 양고기를 넣어 먹는 음식이었다... 난 양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서 못먹겠더라 ㅜ.
사실 이번 여행에서 밥을 제대로 먹은적이 별로 없다.
밥먹고나서 전기 데이터 아무것도 안되니까 할게 없어서 앞에 나가서 양이랑 노을 구경을 했다. 노을은 또 기가 막히더라.
근데 분명 해가 8시반쯤 진다고 나와있었는데 이게 너무 넓은 평야라서 그런지 해는 들어갔는데 한시간 정도 노을이 남아있었다. 그거는 그거대로 운치 있었다.
사진과 거의 비슷한 노을을 구경하면서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이런저런 얘기도 하면서 해가 넘어가는걸 기다렸다. 구름도 거의 없고 불빛도 아예 없는 곳이라 별이 굉장히 잘보일것으로 예상되고 두근두근 댔다.
이 날 묵었던 여행자 게르(거의 유목민 게르지 이건)에는 가운데 테이블과 의자가 있었는데 저녁에 지면 다들 거기 모여서 별을 보기로 했다. 근데 해가 너ㅓㅓㅓ무 길어서 우리 게르안에서 이야기 좀 하다가 나와서 보자고 말이 나왔고 들어가서 잠깐 놀기로 했다.
보드카도 한잔씩 마셔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10시반정도가 됐고, 밖으로 나가서 별구경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왔는데 진짜 말도 안되는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구름이 거의 없고, 광해도 없고, 미세먼지도 없는 하늘은 정말 황홀했다. 정말 쏟아지는듯한 별들이 있었고, 은하수 사진처럼 선명하게 보이는 은하수는 아니었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은하수를 전부 볼 수 있었다.
신이 나서 카메라를 들고 나와 인터벌을 걸어놓고, 동행들에게 보여주며 매우 신났었다. 사실 이 떄 사진이 제일 구름이 적어서 잘 찍혔는데 jpeg으로 찎었다(ㅋㅋ;;;)
몽골 은하수 사진하면 많이 나오는 은하수에 손전등 비추는 샷을 한장씩 찍어드리고, 인터벌을 걸어 뒀다.
이렇게 사진을 찍고 인터벌을 걸어놓고 우리 앉아서 별똥별을 보자고 별똥별을 보러갔다. 나는 이 날 큰 별똥별을 보진 못했는데 동행중 두명은 정말 큰 별똥별을 봤다고 했다. 나는 작은 별똥별만 많이 봤다.
이날 거의 사진을 약 500장 정도 찍고, 멀리서 엄청난 비구름이 몰려와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조금 지나니 비와 천둥번개가 엄청 심하게 쳤었다. 처음으로 은하수를 제대로 본 것 같아 기분 좋은 잠이었다.
아쉬웠던건 처음이라 셔터스피드를 10초로 해놨었는데, 15초나 그보다 더 길게 안찍은게 아쉬웠다. 별이 흐를까봐 도전조차 하지 않았었는데 도전은 해볼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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