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간단하게 씻고 동행들과 이야기를 하니 새벽 4시 정도에 한명은 화장실을 갔다 왔다고 한다. 안무서웠냐고 물어보니 그때는 구름이 좀 걷혀 별이 있었고 무엇보다 배가 아프니 무서운거고 뭐고 아무것도 신경 안쓰였다고 했다. 난 그래도 무서워서 못갈 정도의 캄캄함 이었는데 인간의 생존본능은 생각이상으로 대단한가보다.
나는 아침밥을 먹고 화장실을 한번 들린후, 다음 여행지인 헝거링엘스로 출발했다.
이 날은 사막지대로 향하는 일정이었다. 가서 낙타도 타고 모래 썰매도 탈 예정이었는데, 비예보가 있어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한다.
이날은 도착해서 점심을 먹는다고 해서, 일단 달렸다. 가는길에 다들 열심히 노래도 부르고 이야기도 하고 자고 반복하다보니 숙소에 도착했던 것 같다. 숙소에 어찌저찌 하다보니 2시쯤 도착했고 일단 밥을 먹었다.
도착하고 짐 내려놓자마자 비가 왔다~ 근데 뭔가 이질적인 느낌인게 내 눈앞에는 분명 사막이 있는데 비가 오니까 이상했다. 뭔가 금방 그칠거 같기도 하고(절대 안그침). 일단 비가 오기도 하고 늦었으니 밥을 먹기로 했다. 원래는 삼겹살이 이날 저녁이었는데 우리가 점심 삼겹살을 원해서 점심에 삼겹살을 구워먹기로 했다.
전날에는 닭볶음탕에... 오늘은 삼겹살? 이러다 살쪄서 돌아가는거 아닌가 싶었다. 이번 식사에 삼겹살, 버섯, 신라면 등등을 다같이 먹으니 바깥 날씨는 모르겠고 일단 굉장히 행복한 식사였다.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미소가 몽골식 쌈장이라고 줬는데 뭔가 쌈장에 핫소스를 넣은 느낌...? 내 입맛에는 역시 안맞아서 나는 코리안 쌈장 먹었다. 한식 최고.
점심을 먹고 일단 낙타를 타기로 했다. 이미 숙소 주위의 다른 게르에서 낙타를 타고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일단 비바람이 굉장히 많이 불고 있었기 때문에 추웠다. 일단 낙타를 타면 냄새가 심해 버릴옷을 입어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옷을 갈아입고, 추운데 바람막이도 못입고 일단 타러갔다.
낙타는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컸다... 그리고 타니까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올라타서는 사진 찍지 말고 계속 손잡이 잡고 있으라고 해서, 올라타서는 사진을 못찍었다.
생각보다(?) 냄새는 심하지 않았는데 일단 타보니 굉장히 높았고,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우리는 현지인 1명이 낙타 3마리씩을 끌고 다녔는데 낙타와 낙타를 연결하다보니 가운데 낀 사람의 오른쪽 다리는 다음 낙타의 주둥이에 닿는 구조였다. 나는 다행히도 맨 뒤 낙타에 타서 그럴일을 없었는데 내 바로 앞에 탄 형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엄청 웃었다. 낙타도 동물이라 큰 소리를 내면 놀랄 수 있다고해 큰 소리를 내지는 못하고 소리없는 아우성을 지르는듯한 형의 표정이 너무 웃겼다.
그리고 처음 알았는데, 낙타는 움직이면서 똥을 싼다. 걷다가 툭툭 소리가 들리길래 뭔가 했는데 낙타가 똥을 싸서 똥이 떨어지는 소리였다. 우리는 총 6마리를 탔으니까... 한 10분 정도 탄거 같은데 6마리가 번갈아가면서 다 똥을 한 번씩 쌌다...(우엑)
낙타를 타고 미소가 쉴래? 모래썰매 타러갈래?를 물어보길래 모래썰매를 타러간다고 했다. 날씨가 안좋아도 가면 괜찮아지겠지 싶었는데 큰 오산이었다. 사막은 멀리서 볼땐 와 크다~ 정도 였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와 개크다~가 됐다. 근데 이걸 우리가 올라가야 된다고 한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정상쪽에 아주 작게 뭔가 오돌토돌하게 나온게 보이는데, 그게 사람이다. 맞다. 개높다. 저기까지 걸어서 올라가야한다. 우리들은 굳이 정상까지 올라가기보다 그냥 적당한 지점까지 갔다가 썰매를 타고 내려오고 싶었는데 미소가 안된다고 사진 찍으려면 정상 찍어야 한다고 해서 죽어라 올라갔다. 정말 죽는줄 알았다.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대락 1시간 정도 소요된것 같다.
올라가는데 비도 오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계속 입에 모래 들어가고 너무 힘들었다. 진짜 계속 중간에 내려가고 싶었다. 어찌저찌 올라가다보니 정상까지 올라가긴 했는데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제대로 눈뜨고 있기도 힘들었다.
전부다 정상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린 후 다같이 사진을 좀 찍고 내려가기로 했다. 기껏 썰매를 끌고 올라왔으니 썰매를 타야하는데 자꾸 모래속으로 쳐박혀 타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중간부터는 그냥 서서 끌고 갔다.
천신만고 끝에 차가 있는 곳에 도착했는데, 빠기를 보니 어이가 없어서 그냥 웃었다. 비+모래가 겹쳐 온 몸에 모래가 다 도배가 되어있고, 그렇다고 이걸 바로 씻을 수 있는 장비가 여기에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일단 빗자루 같은 걸로 최대한 닦긴 했으나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가져온 우비를 차에 피고 앉았다. 근데 그마저도 미안했다 ㅜ 내 차였으면 진짜 엉엉 울었다.
대충 마무리를 하고 얼른 숙소로 돌아갔다. 대충 한 30분 정도 걸렸는데 다들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서 아무말도 안하고 돌아간걸로 기억한다. 도착해서 나는 너무 추워 감기 걸릴거 같아서 바로 씻었는데 형은 숙소에서 살고있는 아이와 농구를 한판하더라. 멀리서보니 정말 낭만 있어 보이고 예뻐 보였다.
다들 씻고 저녁은 식당에서 카레를 먹었다. 생각보다 냄새가 엄청 튀지도 않고 무난했던 음식이었던 것 같다. 천천히 먹기는 했지만 어찌저찌 다 먹을 수 있었다 :)
저녁을 다 먹고 한 9시 정도 됐었던 것 같은데 낮에 장을 봐뒀던 맥주랑 간식들이 있어 조금 이야기하면서 먹자고 제안했다. 근데 다들 너무 피곤해해서 1시간 정도만 잠깐 자다가 먹으면 안되냐고 물어봤는데 한명은 안잔다고 해서 그러면 괜찮다고 생각해 나는 좀 잤다. 나는 한시간 조금 넘게 잔 것 같은데 다행히 전부다 잠에드는 대참사는 일어나지 않았고 2명만 쭉 잤다.
맥주를 사놓은 게 좀 많아서 그걸 마시느라 한시 정도까지 이야기 하다가 잔 것 같았다. 각자 이번 여행이 지금 어떤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한국에서 살아왔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한 명은 와인바 사장이었는데 형이 말아주는 비오는날 플레이리스트가 정말 감성이 좋았다.
형들과 그렇게 간단한 대화 후 한시 좀 넘어서 잠을 청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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